산업 구조 분석

AI는 전문가를지운 것이 아니라전문가의 경계를 허물었다

핵심 답변

지금은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시대처럼 보인다. 실제로 한국의 2025년 전체 창업기업 수는 113만5561개였고, 기술기반 창업은 22만1063개로 늘어나며 전체 창업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9.5%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여기에 생성형 AI는 예전 같으면 외주를 줘야 했던 글쓰기, 디자인, 리서치, 개발 보조, 마케팅 실행까지 한 사람 안으로 압축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 끝난 것은 전문가의 시대가 아니라, 한 분야 전문성만으로 회사를 완결할 수 있다고 믿는 방식이다.

핵심 판단

AI 시대의 승자는 만능인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한 분야를 깊게 이해하되 AI를 이용해 기획·제작·판매·운영을 가로지르는 올라운더형 준전문가에 가깝다. 생성형 AI는 전문성을 없애지 않는다. 대신 전문성을 더 잘게 쪼개고 더 싸게 호출하게 만든다. 앞으로 더 큰 이익 풀은 순수한 단일 기능 전문가보다, 한 분야의 기준을 알고 여러 기능을 AI로 묶어 결과를 내는 사람 쪽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OECD, McKinsey, Carta의 공개 자료를 종합한 DIM의 판단이다.

2026년 3월 30일 · DIM 편집부

AI는 전문가를 지운 것이 아니라 전문가의 경계를 허물었다

사진 출처 · Unsplash+ 의 Getty Images

모두의 창업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창업의 문턱이 낮아졌다는 말은 감상이 아니라 숫자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5년 한국의 창업기업 수는 113만5561개였고, 기술기반 창업은 22만1063개로 전년 대비 2.9% 증가했다. 전체 창업에서 기술기반 창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19.5%로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수치는 “사업하는 사람이 늘었다”는 뜻을 넘는다. 이제 창업은 특별한 사람만의 일이 아니라, 도구와 플랫폼을 이용해 빠르게 실험할 수 있는 사람들의 일이 되고 있다.

AI는 전문가를 대체한 것이 아니라, 작은 팀의 기본 유닛을 바꿨다

이 변화의 핵심 동력은 생성형 AI다. OECD는 2024년 조사 기준 7개국 5000개 이상 중소기업을 분석한 결과, 생성형 AI가 이미 31%의 SMEs에서 쓰이고 있다고 밝혔다. 생성형 AI를 쓰는 SMEs의 65%는 직원 생산성이 높아졌다고 답했고, 39%는 기술 격차를 메우는 데 도움이 됐다고 했다. 3분의 1은 직원이나 창업자 자신의 업무 부담이 줄었다고 답했고, 14%는 외부 계약자 의존이 줄었다고 답했다. 이건 아주 중요한 신호다. 예전엔 사람을 더 뽑거나 외주를 더 줘야 했던 일이 이제는 한 사람이 더 넓은 기능 범위를 감당하는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솔로 파운더가 늘어나는 것은 취향이 아니라 구조다

Carta의 2025 Solo Founders Report는 이 변화를 더 직접적으로 보여준다. 2019년 23.7%였던 신규 스타트업의 솔로 파운더 비중은 2025년 상반기 36.3%까지 올랐다. Carta는 그 배경 중 하나로 AI가 개인이 일정 시간 안에 해낼 수 있는 일을 크게 넓혔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물론 이 보고서는 동시에 솔로 파운더 회사가 전체 스타트업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에 비해 자금 조달 비중은 낮다고 짚었다. 하지만 바로 그 점이 중요하다. 지금 시장은 “혼자 회사를 시작하는 것”을 점점 더 당연하게 여기기 시작했지만, 혼자 크게 키우는 것은 여전히 다른 문제로 남아 있다. 창업의 진입장벽은 내려갔지만, 스케일의 장벽은 아직 남아 있다.

여기서 끝나는 것은 전문가의 시대가 아니라 ‘단일 기능 분업’의 환상이다

이 지점에서 많은 사람이 착각한다. AI가 퍼지면 전문가의 시대가 끝나고, 모두가 제너럴리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OECD는 동시에 생성형 AI가 숙련 수요를 없애지 않고 오히려 높인다고 봤다. 생성형 AI가 고숙련 인력의 필요를 늘린다고 답한 SMEs는 20%였고, 줄인다고 답한 비중은 9%였다. McKinsey도 2025년 글로벌 조사에서 AI가 광범위하게 쓰이고 있지만, 의미 있는 성과는 단순 도입이 아니라 워크플로 재설계를 한 조직에서 더 크게 나온다고 짚었다. 즉 AI 시대에 끝나는 것은 전문성 그 자체가 아니다. 끝나는 것은 “나는 이것만 잘하면 되고, 나머지는 다른 사람이 해줄 것”이라는 오래된 분업의 심리다. 이제 시장이 원하는 것은 한 분야만 파는 사람보다, 한 분야를 기준점으로 삼아 앞뒤 기능까지 연결해 결과를 만드는 사람이다.

앞으로 강한 사람은 만능인이 아니라 ‘운영 가능한 준전문가’다

그래서 이 시대의 핵심 인재상은 흔히 말하는 올라운더와도 조금 다르다. 모든 것을 평균적으로 아는 사람이 아니라, 적어도 하나의 기준과 안목을 갖고 있으면서 AI를 이용해 여러 기능을 실행 가능한 수준으로 연결하는 사람이 더 강하다. 디자인 감각이 있는 창업자가 AI로 카피와 랜딩페이지를 만들고, 마케팅 감각이 있는 사람이 AI로 데이터 정리와 영상 제작까지 감당하고, 개발 감각이 있는 사람이 AI로 세일즈 자료와 문서화까지 처리하는 식이다. 이들은 각 분야 최고 전문가는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시장은 이들에게서 다른 가치를 본다. 바로 속도와 조합력이다. AI는 1등 전문가를 대중화하지는 못해도, 준전문가의 실행 범위를 폭발적으로 넓힌다.

진짜 분기점은 AI 사용 여부가 아니라 결과를 묶는 능력이다

이 말은 곧 AI를 쓰는 사람 모두가 유리하다는 뜻은 아니다. McKinsey는 88%의 조직이 적어도 한 기능에서 AI를 정기적으로 쓰고 있다고 답했지만, 기업 차원에서 실제로 AI를 스케일한 곳은 대략 3분의 1 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또 가장 큰 가치를 내는 조직은 AI를 단순 효율화가 아니라 성장과 혁신, 그리고 워크플로 재설계에 연결하고 있었다. 여기서 핵심은 분명하다. AI 시대의 승부는 “툴을 써봤다”가 아니라, 그 툴들을 묶어 실제 비즈니스 결과로 바꾸는 운영 능력에 있다. 그래서 이제 중요한 질문은 “당신은 어느 분야 전문가인가”보다 “당신은 AI를 이용해 어디까지 혼자 혹은 작은 팀으로 완결할 수 있는가”에 더 가까워진다.

DIM의 해석

모두의 창업 시대는 낭만이 아니라 구조다. 창업의 문턱은 실제로 낮아졌고, AI는 그 문턱을 더 낮추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 전문가의 시대가 끝났다고 말하면 반만 본 것이다. 끝난 것은 전문가가 아니라, 전문가 하나만 있으면 회사가 굴러가던 방식이다. 이제 시장은 한 분야만 깊은 사람보다, 한 분야를 깊게 이해하면서도 AI를 이용해 기획·제작·운영·판매를 연결할 수 있는 준전문가를 더 강하게 만든다. 앞으로 창업 시장의 주도권은 천재적 만능인에게 가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기준 있는 전문성과 AI 기반의 조합력을 동시에 가진 사람, 다시 말해 올라운더형 준전문가가 새로운 기본 유닛이 될 가능성이 높다. 모두의 창업 시대에 끝난 것은 전문성의 가치가 아니라, 전문성의 고립이다.

다루는 시장/플레이어

1인 창업·AI 기반 소규모 창업·중소기업 AI 활용 시장, 예비 창업자, 1인 사업자, 중소기업, 솔로 파운더, AI 도구 플랫폼

작성 기준

공식 문서·1차 자료 우선 검토, DIM 편집부 최종 검토 반영

최초 발행 / 최종 업데이트

2026.03.30 / 2026.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