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 분석

공유오피스의 위기사실 끝난 것은 책상만 빌려주던 모델이다

핵심 답변

공유오피스 시장이 무너졌다는 말은 반만 맞다. 글로벌 차원에서 위워크는 2024년 파산 절차를 거치며 40억달러 부채를 털어냈고, 이는 책상 임대 중심의 공격적 확장 모델이 얼마나 취약한지 보여줬다. 반면 한국에서는 패스트파이브가 2024년 매출 1300억원과 첫 연간 흑자를 기록했고, 스파크플러스도 2024년 매출 758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냈다. 즉 지금 무너진 것은 공유오피스 수요 자체가 아니라, 공간만 빌려주면 된다는 오래된 모델이다.

핵심 판단

이 시장은 더 이상 부동산 보조 서비스 시장이 아니다. 지금의 공유오피스는 기업에게는 유연한 거점 전략, 스타트업에게는 협업 인프라, 브랜드에게는 장면과 네트워크를 파는 시장으로 바뀌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 더 큰 이익 풀은 평당 임대료 차익보다, 누가 더 강한 입주사 밀도와 커뮤니티, 브랜딩, 파트너 연결, 위탁운영과 같은 운영 레이어를 만들 수 있느냐에서 갈릴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맥락에서 워크모어는 단순 공유오피스라기보다, 창업가를 선별하고 성장 장면을 설계하는 브랜드형 오피스를 지향하는 신생 플레이어로 읽힌다. 이는 공개 자료를 종합한 해석이다.

2026년 3월 30일 · DIM 편집부

공유오피스의 위기 사실 끝난 것은 책상만 빌려주던 모델이다

사진 출처 · www.workmore.kr

위기의 본체는 공유오피스가 아니라 ‘위워크식 공유오피스’였다

공유오피스 시장의 불황을 말할 때 사람들은 여전히 위워크의 몰락을 먼저 떠올린다. 실제로 위워크는 2024년 파산 절차를 마치며 40억달러 부채를 없애고, 120억달러가 넘는 미래 임차 비용을 줄였으며, 지점도 대폭 정리했다. Reuters는 위워크가 과도하게 확장한 부동산 포트폴리오와 장기 임차 구조 때문에 심각한 손실을 누적했다고 짚었다. 이 사건이 의미하는 바는 단순한 한 기업의 실패가 아니다. 공간을 대량 확보해 다시 잘게 나눠 파는 모델만으로는 이제 공유오피스 시장을 설명할 수 없게 됐다는 뜻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오히려 ‘잘 운영한’ 공유오피스가 살아남고 있다

한국 시장은 이 점에서 흥미롭다. 서울 A급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2025년 2분기 4.1%로 올라갔고, GBD와 YBD 공실률도 상승했다. 그런데 같은 시기 패스트파이브는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300억원, 영업이익 54억원으로 첫 연간 흑자를 냈고, 스파크플러스는 2024년 매출 758억원, 영업이익 82억원을 기록했다. 스파크플러스의 평균 공실률은 1~2% 수준으로 보도됐다. 즉 한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공유오피스 불황”이라기보다, 일반 오피스 시장의 흔들림 속에서 운영력이 있는 플렉스오피스 사업자가 오히려 살아남는 재편에 가깝다.

그래서 낡은 것은 공간이 아니라 가치 제안이다

글로벌 플렉스오피스 수요도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니다. Cushman & Wakefield는 2025년 기준 전 세계 오피스 임차인의 55%가 유연 오피스 솔루션을 쓰고 있고, 17%는 사용을 더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시에 회의실 예약은 APAC에서 24.5% 증가했다. 이 수치는 공유오피스가 여전히 필요하다는 뜻이지만, 그 필요가 예전과 같다는 뜻은 아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싸게 책상을 빌리는 일이 아니라, 완성된 인프라, 협업 장면, 즉시 작동하는 거점, 그리고 그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이다. 시장이 죽은 것이 아니라, 시장이 원하는 것이 바뀌었다.

워크모어는 그 변화를 가장 노골적으로 받아들인 공유오피스 브랜드다

워크모어는 자기 자신을 공유오피스로만 소개하지 않는다. 홈페이지 첫 화면에서 “우리는 공유 오피스를 단순한 공간으로 취급하지 않습니다”라고 밝히고, 강의·세미나·네트워킹·전문가 및 투자사 연결·입주사 간 연결·마케팅·광고까지 지원하는 “온·오프라인 플랫폼”이라고 설명한다. 입주 신청도 단순 계약이 아니라 “비즈니스 핏을 확인하는 짧은 미팅”을 거친다고 적고 있다. 즉 워크모어가 팔려는 것은 빈 책상이 아니라, 선별된 창업가 집합과 그들을 둘러싼 성장 서비스에 더 가깝다.

이 브랜드가 흥미로운 이유는 사무실보다 ‘장면’을 먼저 판다는 데 있다

워크모어의 공간 구성도 그 방향을 보여준다. 공식 사이트는 한강뷰 수영장, 수영장 라운지, 루프탑 숲 정원, IR 라운지, 각종 회의실과 키친 라운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기업 네트워킹·브랜드 론칭·VIP 초청에 적합한 공간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입주사 마케팅 지원 상품을 별도로 두고, 공식 채널 평균 릴스 조회수 152만과 독보적 네트워크를 강조한다. 이건 전통적인 공유오피스와 분명히 다르다. 워크모어는 업무 효율만이 아니라, 보여지는 장면, 모이는 사람, 퍼지는 노출까지 하나의 패키지로 팔려 한다. 공유오피스를 부동산 상품이 아니라 브랜드 무대로 바꾸려는 시도다.

더 본질적으로 보면 워크모어는 ‘입주’를 ‘큐레이션’으로 바꾸려 한다

워크모어 사이트에는 PLUG AND PLAY의 David Kim, EO 김태용 대표, 법무법인 광장 맹정환 파트너 등이 어드바이저로 소개돼 있고, 여의도 당산역·영등포·중앙대 정문 등 3개 지점을 운영하는 것으로 제시돼 있다. 비상주사무실 상품도 Basic, Tax, W 멤버십으로 쪼개져 있고, 세무기장+강의 같은 결합형 서비스가 붙는다. 이 구성은 매우 시사적이다. 워크모어가 만들려는 것은 단순한 공간망이 아니라, 초기 창업가를 모으고, 선별하고, 연결하고, 노출시키는 큐레이션 체계다. 책상을 파는 사업보다 훨씬 어렵지만, 성공하면 훨씬 더 강한 브랜드가 된다.

다만 이 모델은 ‘잘 꾸민 공간’만으로는 절대 완성되지 않는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한 이면이다. 워크모어 공개 페이지는 공간, 어드바이저, 마케팅 지원, 네트워킹 구조를 강하게 내세우지만, DIM에서 확인한 공개 페이지들에는 공실률·매출·입주사 유지율 같은 운영 성과 지표보다 서비스 구성과 브랜드 포지셔닝이 전면에 있다. 즉 이 회사는 지금 강한 서사와 콘셉트는 갖고 있지만, 그것이 실제로 높은 입주율, 강한 커뮤니티 밀도, 의미 있는 딜플로우, 입주사 성장 성과로 이어지는지는 앞으로 검증돼야 한다. 공유오피스 업계가 이미 증명한 것은 화려한 공간보다 운영 구조와 현금 흐름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워크모어가 새 패러다임이 되려면, 장면을 넘어 성과를 반복 생산해야 한다. 이는 공개 자료에 기반한 해석이다.

DIM의 해석

공유오피스의 불황은 시장이 사라졌다는 뜻이 아니다. 더 정확히 말하면, 책상만 빌려주는 모델의 시대가 끝났다는 뜻이다. 위워크는 이 사실을 가장 비싸게 증명했고, 한국의 기존 강자들은 운영 플랫폼과 위탁운영, 서비스 확장으로 생존 방식을 바꾸고 있다. 그 사이 워크모어는 더 급진적인 쪽으로 간다. 공간을 일하는 장소가 아니라, 창업가가 모이고 연결되고 보여지고 증폭되는 무대로 재정의하려 한다. 이 시도가 성공하면 워크모어는 공유오피스 브랜드가 아니라 창업가 밀도를 파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 실패하면 잘 꾸민 공간 브랜드에 머문다. 그래서 워크모어의 진짜 경쟁 상대는 패스트파이브나 스파크플러스만이 아니다. 더 본질적으로는, 공간을 넘어 성장의 운영 레이어가 될 수 있는가가 이 브랜드의 승부처다.